이혼이나 가사 소송을 준비하다 보면 상대방의 잘못을 입증하기 위해 수집한 자료가 과연 재판에서 인정되는지 고민하게 됩니다. 특히 몰래 녹음하거나 동의 없이 확보한 자료처럼 이른바 불법 증거의 경우, 무조건 배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어떤 방식으로 수집되었는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우리 법원은 형사재판과 달리 민사·가사재판에서는 증거 능력을 비교적 유연하게 판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혼 소송에서는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증거 수집 과정에 다소 위법성이 있더라도 그 정도가 중대하지 않다면 증거로 채택되는 경우가 존재합니다. 특히 혼인 관계 내부에서 발생한 일이고, 권리 보호를 위한 불가피한 수단이었다고 평가되면 고려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불법 증거가 허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타인의 사생활을 심각하게 침해하거나, 범죄 행위에 해당할 정도로 위법성이 큰 방법으로 수집된 자료라면 재판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위법성의 정도와 침해된 법익의 크기가 판단의 핵심 기준이 됩니다. 단순한 편의나 호기심으로 취득한 자료는 정당화되기 어렵습니다.
또한 증거가 채택되더라도, 그 수집 과정이 문제 될 경우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이를 문제 삼아 별도의 법적 책임을 묻거나, 재판부가 전체 주장에 대해 부정적인 인상을 가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증거의 내용뿐 아니라 취득 경위까지 함께 평가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결국 불법 증거의 인정 여부는 사안별로 매우 다르게 판단됩니다. 무조건 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무조건 안 된다고 단정하는 것도 모두 위험합니다. 증거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향후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수집 방법의 적법성과 활용 가능성을 신중하게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